카테고리 없음

반짝이는 박수소리-이길보라

히파티아햇살 2023. 5. 14. 15:51

책읽아웃에서 들어서 알고 있던, 이길보라 감독의 책이 보여서 대출해왔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제목을 보면서도 연결짓지 못했었는데, 이 책은 코다 이야기였다.

자신이 코다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 엄마 아빠의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

이런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김원영 변호사님 글, 김초엽 소설가님 글에서 내가 상상만했던 입장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이 책 또한 그런 면에서 관점을 넓혀주는 책이

이 책을 빌려온 시기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지인에게 영화추천을 받았다.

"코다"

그 말을 들으면서도 코다의 의미를 몰랐다.

Children of Deaf Adults.

영화를 보고, 우연히 책을 연달아 읽으면서 햇빛찬란한 어느 맑은 날 미국 하늘아래 펼쳐졌을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이길보라 감독과 그 아버지에게 어떻게 와닿았을지 어쩌면 소리보다 더 입체적이고 환호성 가득하게 들리는 듯 했다.

알고보니 이 영화는 윤여정 배우가 얼른 트로피를 받아들어 수어로 수상소감을 말할 수 있게 해주어 인상적이었던 그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였다. 수상자 트로이 코처는 당사자성을 위해서 농인 연기는 농인이 해야한다는 논리에 의해 배역을 맡을 수 있었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우리 나라에 비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문턱이 낮은 사회였고, 나는 괜히 부러웠다.

"저 문장 무슨 뜻?"

엄마는 문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막수신기는 말 그대로 한글 자막을 수신하는 기기다. 엄마와 아빠의 언어는 한국어가 아닌 수어다. 첫번째 언어로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 어순도, 문법도, 구조도 다른 한국 문자언어를 사용하려면 질 높은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둘은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다.

p.86

한국 농인은 장애인을 대상으로하는 특수학교에 진학하더라도 수어로 수업을 듣기 어렵다. 농학교라 하더라도 수화 사용을 최소화해 구화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자격증이 없어도 특수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학교가 이런 상황인데 일반 학교는 오죽할까. 음성언어 중심으로 진행되는 학교 교육은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에게 '말'을 배울 것을 강요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어가 공식 언어임을 인정하고 농인이 농인의 언어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대전 지역에서 수어를 언어로 인정하라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p. 145

특수학교에 진학하면 장애인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지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구나.

농학교도 구화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수화 통역사 자격증이 없어도 특수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놀랍기도 한 한편, 특수쪽도 여러 분야가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여기 길은 평지인데도 조금씩 경사가 있죠? 농인이 대화할 때는 서로의 수어를 보며 걷기 때문에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들리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걸었는지 거리를 인지하기도 어렵고요. 학교 내부의 길에는 농인이 공간과 거리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도록 약간의 경사가 더해져 있어요. 이 건물은 최근에 지어졌는데요. 센터를 짓기 전에 디자인 설계 단계부터 농인이 함께했다고 해요.

p.153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936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