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제철동 사람들>이라는 만화책을 발견하고,
제철동에서 나고 자란 친구에게 선물하면서 알게 된 이종철 작가의 첫번째 작품 까대기를 읽었다.
자전적인 내용인 제철동 사람들의 주인공을 살펴보며 이종철 작가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어떻게 자라 만화가가 되었고 만화를 그리기로 하고 고향을 떠나 생계를 위해 어떻게 지냈는지 배경지식을 가진 상태로 읽어서 새로운 게 없을 줄 알고 시작한 책이었다.
하지만 "까대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듣는 단어였고, 이제는 우리 삶의 가장 필수적인 직업군인 택배기사님들과 택배회사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었다. 만화를 읽으면서 내 허리가, 내 목이 아픈 것 같았고, 다리와 팔에 힘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누구나 자기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고, 우리는 쉽게 남의 인생에 선입견을 갖곤 한다.
요즘에는 이런 어느 직업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이야기들을 써주신 작품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어서 참 좋고, 그런 작가님들이 계신다는 것이 참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5만원 가량 되는 택배가 없어진 경험을 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는데, 택배 기사님께 배송 착오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문자를 드렸다.
그런데 바로 날아온 사진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집에 올리기 전에 지하주차장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찍어두신 사진이었다.
이런 증빙이 될만한 사진을 매일 찍으시는건가? 곧이어, CCTV를 확인하고 답 주시겠다는 문자까지 받았다.
이 수많은 물류의 홍수속에 택배물품이 없어졌다고 항의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것인가, 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생각하니 아득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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